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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아파트 전기차 화재, 관리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피해 키웠다

by 강가라군 2024. 8. 9.

인천 청라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이 관리사무소 직원의 부주의로 인해 더욱 큰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를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피해가 크게 확대되었다고 발표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스프링클러 작동 중단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 9분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신호는 아파트 방제실에 있는 수신기로 전달되었으나, 당시 근무 중이던 직원 A씨는 스프링클러 준비작동식밸브 연동 정지 버튼을 눌렀다. 이 버튼을 누름으로써 화재 발생 신호가 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화재 발생 후 A씨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나, 이미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손상되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불길은 빠르게 확산되었고, 스프링클러의 기본적인 기능조차 발휘되지 못했다.

오작동 우려로 정지 버튼 눌렀지만, 결과는 참사

A씨는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할 경우 주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일단 정지 버튼을 누르고 현장을 확인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을 놓치게 만들었다. 스프링클러는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불길의 확산을 억제하고 온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지 버튼이 눌러져 있어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화재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링클러는 전기차 화재 시 완전한 진화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화재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소화 설비이다.

법적 조치와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

소방당국은 A씨의 진술과 함께 관련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제정에 따라, 소방시설의 기능이나 성능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소방당국은 이 법에 따라 A씨를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화재의 전말과 피해 상황

이번 화재는 인천 청라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화재는 차량 2열 부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CCTV 영상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다 폭발하면서 큰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 아니었지만, 전기차에서 시작된 화재는 큰 규모로 확산되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주민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차량 140여 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또한,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발생해 입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화재 예방 시스템의 한계 드러나

2017년 12월 사용승인을 받은 인천 청라아파트는 지하 1층과 2층에 2,270대 규모의 주차면과 116개의 전기차 충전기를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에는 소화기 4,229개, 옥내소화전 870개, 스프링클러 헤드 4만여 개 등의 소화설비와 화재감지기 9,798개, 비상방송 1,730개, 시각경보기 738개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 아파트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준비작동식’으로,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 배관에 물이 공급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화재에서 준비작동식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다. 2개 이상의 화재 감지기가 작동해야 물이 공급되는 이 시스템은 감지기나 밸브에 문제가 생길 경우 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화재는 화재 예방 및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관리사무소 직원의 적절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스프링클러 시스템의 유지보수와 정확한 작동이 화재 피해를 줄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아파트 단지에서는 화재 예방 시스템의 점검과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