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5세대 HBM3E(8단)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의 퀄테스트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지 2주 만의 일이다.
업계, 엔비디아의 발주 요청 예상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해당 소식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으나,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조만간 삼성전자에 HBM3E 발주 요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으로, 4분기부터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예상과 삼성전자의 준비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올 8~9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삼성전자는 HBM3E 본격 양산의 직전 단계인 PRA(양산준비승인) 내부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돼 4분기부터 HBM3E 8단 및 12단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HBM3E 양산'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했으며,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에 퀄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시장에서는 3~4분기 중 삼성전자의 HBM3E 본격 양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며, 엔비디아 납품이 시작되면 현재 업계 선두인 SK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3%였고, 삼성전자는 38%, 마이크론은 9%를 각각 차지했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이 43.9%(SK하이닉스 31.1%)인 점을 고려하면 위상에 맞지 않는 성적표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는 세계 HBM 시장이 올해 141억달러에서 2029년 377억달러로 연 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 엔비디아, AMD, 아마존, 구글 등에 HBM3E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체 HBM 매출에서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3분기 16%에서 4분기 64%로 4배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HBM3E 납품의 의미와 향후 전망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AI 거품론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속도의 이슈로, 결국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공급 물량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물량이 더해지면 HBM의 글로벌 점유율도 한국 기업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
주가 상승과 시장의 기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HBM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각각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200원 오른 7만4700원에, SK하이닉스는 5600원 오른 16만9300원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두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품질 검증을 통과한 소식은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엔비디아와의 공급 계약 체결과 함께, 삼성전자의 HBM3E 양산이 본격화되면, 시장 점유율 확대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